


http://www.yes24.com/24/goods/3422876 - 2권
- '안녕!'이라기보단 카타카나 표기상 '안뇽!'이 되어야겠지. 크크크...
- 9일은 생각보다 짧았다. 그 때가 태권도 승단시험에 APFT 시험 준비에... 정신없이 지내서 군대 생활을 그래프로 보면 꼭지점 부분에 해당하는 세월을 보낸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어느날 승단시험에서 주최측의 어이없는 준비 과정(아니 무슨 시험범위에 있지도 않은걸 내질 않나 시험 보는 사람들은 다 왜 이래)에 긴장으로 인해 탈락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울해서 한숨 푹 자고 일어나서 예스24를 확인해보았다.
오오. 왔다. 오후 5시에 도착했다고 하니 그 때 동두천쇼핑에 군것질하러 들렀다면 좀 더 빨리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예스24가 어떤 식으로 일본 서적을 받아서 배송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의외로 YES24식 포장으로 스티로폼에 호화롭게 쌓여있는 그 책을 들고 택배를 맡아준 것에 대한 감사표시로 먹을 것도 사들고 들어왔다.
- 티브씨 그림이 내 고등학교 시절에 알게모르게 꽤 영향을 많이 끼쳤다는 사실을 표지를 보고서 생각했다. 중학교 때 모 만화를 보면서 힘을 얻었듯 나는 이런데서 공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얻나보다.
근데 그 분이 당시 밀고 나가던 스토리인 플라토닉 수퍼노바(이하 플라노바)는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렇게 비참하게 머리식힐 곳 하나 없이 썩어가는데.. 주위 애들이 하는 연애를 버리고 수학에만 매진하는데 이런 생활이 있을 수 있는건가...하고 생각했다.
다시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게 도피처가 될 수 있는거다. 아.. 아예 다른 차원이니까 그럴 수도 있을려나..하는 생각도 다시 한다. 여긴 비참하더라도 그 동네 기숙사 생활이 그렇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것. 고등학교 때 못 한다면 대학교 때 실컷 하자고 생각했나보다.
이러쿵저러쿵해도 그 분의 학력을 보고 고통스러워했던건 여전히 마음의 흉터로 남아있다. 의외로 그 대학교 사람들이랑 많이 꼬일 운명이다. MS 못지않게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면서 주위와 관련된 일은 무진장 많을 모양이다.
생각은 접어두고 책을 연다. 이런건 말이 필요없다. 플라노바만큼 비현실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게 일어로만 써놨지 결국 한국에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현실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난 역시 비현실적인가보다.
- 일어는 어렵다. 이게 만약 내가 기숙사생활 경험자가 아니었다면 기숙사 료療도 몰라서 당황했을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입료식(入療式)이라니...
- 서산에 이런 학교가 있나? 아니 그건 접어두고 서산이 바다 근방에 있는 동네인가? 서산에 가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 커버가 2중으로 되어 있어서 불편하다고 생각해서 벗겼더니 의외의 보너스가 있다. 정말 의외다. 깜짝 놀랐다. 이 4컷짜리 만화들의 정체는 대체 뭔가?
- 일본 사람도 아닌 사람의 이름을 카타카나로 표기하니 누가 누군지 이름이 기억 안 난다. 의외로 주인공의 이름이 안 외워진다. 룸메들... 유안나하고 서민지..의 이름은 금방 외워지는데...
- 내가 처음 기숙사에 들어왔을 때, 생각보다 방이 넓어서 좋아했었다. 창문으로 보이는 흩날리는 눈을 보면서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세상의 축복이라고 울면서 좋아했던 것도 생각난다. 근데 이 학교 방은 대체...
한국에 있는 기숙사 학교에 발코니가 있으려면 얼마나 부자여야하는걸까... 여기 있는 구조도처럼 방 안에 책상이 있으면 애들 자습실로 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고 책상에 책을 올려두지 말라고 가끔 사감이 말해서 애들이 귀찮아지는 일도 없을텐데...
- 점점 그림보단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아.. 내가 기숙사 생활할 때는 이런 일이 있었지.. 맞아.. 그러면서 소리내어서 일어 해석해보고 성우마냥 읽어보는게 재미있다.
- '201호는... 201호는...!'하는 부분은 만화니까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옆 방에 뭐가 있는지도 몰라?; 하긴 솥뚜껑에 놀란 셈이니까 제대로 살피지 못했겠지. 그런데 그 낙서는 뭔지 규명을 안 하고 넘어가다니...
- 내 고등학교 시절 당시는 고2때도 주말에 남아 공부하는 사람이 몇 없어서 혼자서 그 깜깜한 남자 기숙사에 남아있는 일이 많았다. 땀을 흘려서 샤워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찬물만 잔뜩 나왔다. 혼자 있다고 돈 아끼려고 학교가 그러는거다.
내가 고3이 되어갈 무렵 고1,2학년이 같이 쓰는 기숙사의 샤워실을 증축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쁘면서도 기꺼워했었다. 우리 때 진작 해주지.. 그러면서 샤워실 중앙에 욕탕(風呂 - 한자로 풍여라고 하는구나)이 있는 것을 부러워했다.
- 맞다. 동생에게 물어보니 경남외고에도 여자 샤워실에는 저런 욕탕이 있었다고 들었다. 기억난다. 남자라서 없는거였어. 그런거였어. 그래도 요새는 혼자 남아도 온수를 틀어주는건 좀 너무하지 않아?;
- 아... 주인공... 대인배다... 어차피 우리는 층마다 구조가 같아서 어디가 더 좋고 하는 일은 없었지만 어떻게 이럴 생각을 다 했을까? 게다가 빠지는 타이밍도 정말 굉장하다. 나같으면 소심해서 1학년 샤워실만 썼을텐데... 냉수샤워도 적응되면 괜찮은데? 남자니까 그런건가...
- 난 마니또 게임같은데는 관심 없었는데... 훈훈하다. 그나저나 역시 여자들은 장신구마저도 날개인가보다. 애가 확 달라져!
- 단체로 무단외출... 기숙사 생활의 로망이다. 나도 메탈기어 솔리드마냥 비밀 루트를 찾아서 그걸로 슥슥 도망 잘 다니면서 사먹기도 하고 대범하게 옆동네 부산도 놀러가고 그랬다. 그래도 대천 바닷가로 간건... 게다가 아예 섬으로 도망가버린건...
- 아. 역시 이 분 그림은 잘 그린 것과 못 그린 것의 갭이 너무 심하다. A++는 되는데 S급은 못 되는 것 같다. 애들이 튀어들어가니 그림도 같이 튄다. 철망을 뚫고 사람 얼굴이 나와있다니 레이어가 어찌된겨;
- 민지 얘는 멀쩡하니 이쁘게 생겼는데 동인녀라니... 게다가 자기 듣는 음악에 동인녀인게 부끄럽다고 접근조차 못 하게 하다니; 오타쿠(オタク)...라고 쓴건 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오타쿠의 말 유래 자체가 집 택에서 유래한거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집 안에 틀어박혀있으니 집 그 자체가 되어버린걸까.(お宅)
하긴 그 말 외엔 우리말처럼 '오타쿠'와 '동인녀'가 따로 있는게 아니니까 뭐라 하기 난감하다. 만약 번역을 한다면 오타쿠라는 말보다도 동인녀라는 말이 더 적절하겠다.
- 이건 뒤에 있는 챕터인 비오는 날의... 뭐더라... 하여간 그 챕터하고 1권 마지막 FIRST FLASH까지 적용된다. 잘 모르겠지만 이른바 오덕이나 동인녀들은 너무나도 신인류스러워서 그 이외의 부류를 대하는데 어려움이 있는건지도 몰라.(나도 그런 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기가 데려온 학교 친구를 길드에서 만난 애로 포장을 하질 않나
주인공이 부스를 지키고 있는 애한테 물어본 답변도 그런 느낌이다. 덕분에 나중엔 애니송 컨테스트까지 멀쩡한 애를 내보내고... 잘 하는 짓이다 그냥...
- 4시간에 걸쳐서 다 읽었다. 일어가 적잖이 부담되는 상황에서 고생했다. 보통 한국 만화라면 1시간도 안 되어서 이해까지 끝냈을건데... 새벽 2시까지 읽었는데 내가 잘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아마 이 만화의 특수성상 우리나라에는 번역이 안 되지 않을까? 한국에서 일본 이야기를 하거나 그 반대는 상업적으로 통한다. 궁금하니까. 게다가 기숙사 학교 이야기니까 인물간의 관계가 더 농밀해진다. 생사고락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1권 초판이 금방 다 팔려나간게(ESTi씨 말로는) 우연은 아니다. 그러나 그 반대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식상하게 느낄 것이다. 만화는 도피처다. 거기서 고통스러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면 그게 다큐멘터리지 만화인가? 만약 이 만화를 한국에서 처음 내려고 했다면, 뉴타입에 연재한 경력과 DMP 시리즈의 성공이라는 후광이 없다면 더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누가 아는가? 일본 사람들에게는 신기함으로 다가오겠지만 한국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조각 하나쯤은 이 만화에 숨어있지 않을까? 적어도 나에게 이 만화를 사게 된 계기는 티브씨의 그림...도 한 몫 하지만 그보다도 기숙사 생활에 대한 향수였다. 고3 시절 무덤이 있는 공동묘지까지 애들하고 달린 것을 추억할 수 있는 것은 내막이 어찌되었든 그 것이 과거의 향수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 만화를 보면서 이를 깨달았다. 맨 마지막의 작가 후기에 있는 한국 고등학교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웬지 그 때가 그리워지게 만들었다. 난 내 동생에게 고등학교 때 추억을 많이 만들어두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럴 수 없어 남는 것은 공부 뿐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어른이 되고 보니, 유년기의 마지막을 떠올리는 나는 향수가 붙어버렸다. 그런 향수를 겨냥한다면... 한국판 아즈망가 대왕 정도로 잘만 홍보한다면... 과연 '한정판'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에 지금 한국에서도 의외로 잘 팔리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제대로 티브씨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잘 먹혀들 수 있을지 웬지 궁금해진다.
- 알고보니 표지 만화는 만화 속의 만화였다.. http://blog.naver.com/bianca92 (실제로 있나 들어가봤더니 아이디만 있었다).... 서코에서 불린 '비앙카님~'... 작가 후기 앞에 있는 4컷짜리 만화... 조합하면 결론은 하나다. 사실은 티브씨가 볼펜으로 그렸으면서 민지가 그린 것 처럼 일부러 서투르게 그려놓고 by BIANCA 라고 적어놨다는 것. 나는 그걸 팬이 그린 것으로 착각했다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