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소소한 꿈으로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에 맞춘 견적. 당시 8600GT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모종의 사정으로 포기하고 1950을 골랐었다. 가장 고르기 힘들었던건 아마 케이스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어째선지 멋있는 케이스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고른 것이 GMC 토스트. 현재 최종 견적에서 빠져있지만, 공간상 문제때문에 아깝게 탈락했다만 참 아깝게 생각하는 케이스이다.
아버지께서 집 컴퓨터를 새로 맞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100만원에서 120만원이면 되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와 준성은 꿈에 부풀어 있었다. 동생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어떻게든 8800'을 고수하고 짰었다. 거기다가 앞으로를 생각해서 켄츠필드 Q6600 / 8800GTS 중에서도 제일 싼 것 / 이전에 괜찮게 생각하던 기가바이트 메인보드 - 이렇게 맞추게 되었다. 베이스는 그나마 괜찮다 싶은 안나와 AVA 표준 PC를 참고로 맞추었었다. 거기다가... 모니터는 맞출 필요도 없으니까, 아버지 말씀대로 120만원 안에서라면 뭘 맞춰도 좋겠다- 싶은 마음으로 견적을 맞췄다.
이 때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8800GT이다. 명분대로 '8800 가자!'를 고수할 수 있으면서도 성능은... GTS보다 좋고도 가격 굉장히 싸다!고 생각해서 출시를 기다려왔다. 등장하자마자, 이전의 WinFast 8800GTS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아래에 있는 8600GTS는 비슷한 가격대로 예상하고 집어넣었다. 코어2쿼드에서 듀오로 바꾸는 '희생'을 감수하고.
이 견적을 맞출즈음 욕심이 생겼다. 집에 있는 컴퓨터를 쓰는 날이라고 해봐야 동생이 집에 오는 토요일, 일요일밖에 되지 않는다. 거기다가 동생은 이제 한창 공부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리고 나는 동생과 달리 적극적으로 무얼 사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이제, 고장난 노트북을 대신하여 나만의 컴퓨터를 되찾고 싶다는 욕구가 간절했다. 동생이나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그런 컴퓨터..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어머니께선 긍정적으로 말씀하셨고 아버지께도 그렇게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리셨다.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는데 내용이 압권이다. 처음엔 용산에 같이 가서 맞춰주시겠단다. 용던엘 왜 가?; 라고 생각한 난 용산의 좋지 않은 평판에 대해서 설명드리면서 인터넷에서 직접 고르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면서 LCD까지 합쳐서 120만원이면 된다고 말씀드렸다.(방금 전에 아버지께서 '120만원까지'라고 말씀하신 것을 상기하라.) 갑자기 버럭하시더니 "
요샌 60만원이면 LCD까지 맞추는데"라고 하셨다. 낸들 어쩌랴. 일단 잠시 보류해두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생겼다. 8800GT의 물량이 언제 풀릴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레퍼런스 보드인데다가 성능 좋지 않기로 유명한 쿨러가 달려 있어서 난감한 것이다. 그래서 38xx를 한동안 기다려왔고, 나름대로 성능이 나쁘지 않아서 한동안 3870을 고르고 있었다. 이즈음의 견적은 하루에도 수차례 바뀌었다. 머리가 복잡해왔다.
결국 파코즈에
질문을 했다.
구하라. 그럼 얻으리라.
이 때에 8800GT의 가격이 눈에 보일 정도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최저가 250,000원까지 떨어졌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선택한 컴퓨터 견적은 다음과 같다. 어떻게 보면 완전히 갈아엎은 정도다. 확정된 키보드 Microsoft Reclusa와 마우스 Razer DeathAdder은 따로 사기로 했다. DiGITAL Ristaccia라는 멋들어진 코드네임도 지어줬다.(사족같지만.)
고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살짝 적자면,
CPU는 쿼드로 했을 경우 쓸데없을 듯 하여 골랐다. 며칠 전 나온 E8400은 현재 소량만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가격이 엄청나 구입을 안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어차피 성능향상도 미비한 수준이니 차라리 싼 것이 낫다 싶다.
RAM은 CL4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가격들이 미친듯이 비싸서 어쩔까 싶다가 적당한 녀석을 찾았다. 이 정도면 EK메모리를 고른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메인보드는 P35 칩셋에 들어와서 기가바이트의 평이 정말 좋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였다. 거기다가 그 특유의 리비전 놀이는 딱 정떨어지는 짓이었다. 그래서 보아하니, 이 녀석이 싸고도 방열판도 충실하며, 싸기도 꽤 싸서 MSI P35 Neo2-FR을 골랐다. 처음의 기가바이트 P35-DS3R을 골랐다면 누구 말마따나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뻔도 했다.
VGA는 최후에 8800GT를 골랐음에도 머리가 아팠는데, 그 이유는 바로
고주파음 때문이었다. 레퍼런스 기판은 고주파음이 제일 나지 않지만, 예전에 그 비싼 가격의 후유증이 있어서인지 여전히 비싸거니와 쿨러는 리비전 2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좋은 소리는 못 들을 듯 하다. 거기다가 비싸다. 한때 토스트 케이스를 골랐을 때 그 좁은 상황을 감안하여 비레퍼런스 기판들을 알아봤는데, 소텍(ZOTAC)기판과 갤럭시(Galaxy)기판 중 갤럭시 기판이 더 좋긴 하지만, 소텍에 비해 가격은 조금 비싸다. 게다가 소텍건 고주파음이 굉장히 심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갤럭시 기판을 쓴 제품 중 대표적인 것이 이x텍 HV시리즈인데, 이 제품은 고주파음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것과 기판이 동일한 유니텍 CENTUM을 골랐다. (헌데, 그래도 고주파음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할 수 없지 뭐.)
HDD와 ODD는 가장 머리 안 아픈 선택이었다.
케이스는 멋과 발열, 그리고 가격 세 가지 선택사항의 교집합을 고르다보니 NCTOP WIZARD를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에 선택한 토스트가 ODD 베이가 한 개 밖에 없고, 그 것도 위로 올라오는 형식이라 인식률이 나쁘게 될 듯 했으며, 발열이나 공간이 좋지 않아 아쉽게 포기하게 되었다. 그래서 심사숙고한 끝에 이 녀석을 골랐다.
파워 서플라이도 상당히 어렵게 골랐다. 처음의 스카이디지털 파워스테이션이 가격대 성능비가 좋지 않다고 판단하여 바꾸게 되었다. 처음에 고른 것은 거의 듣도 보도 못한 회사의 500W였다. 최소한 450W정도 성능은 내주겠지-라고 판단한 것이 크다. 그 다음 고른 것이 마이크로닉스 THE CLASSIC 430W였는데 어느 날 등장한 마이파워이즈의 AMAXZ라는 회사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안텍(Antec)이라는 최고급 파워 서플라이를 수입하던 그 노하우로 파워를 만든다..고 해서 궁금해서 들어가봤더니 이들의 제품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부품 하나하나를 고르는 까다로움, 세간의 평을 보고 이들을 믿고 골랐다.
키보드도 신경써서 고를 수 밖에 없다. 리듬게이머니까. 되도록 충돌 없는 키보드를 사고 싶었다. 처음에 아이락스 KR-6220을 살 생각이었는데 나중에 Razer Tarantula가 마음에 들어 살 생각이었다. 1ms 반응 속도(DT35가 15ms라던가?)에다가... 멋도 있고. 좋았는데... 값이 무시무시하다. 그래서 그 대체품인 Razer와 Microsoft에서 같이 개발한 Reclusa를 골랐다. 이건 나중에 사기로 한다. 이미 고시원에 Microsoft 베이직 키보드가 있다.
마우스는 별다른 고민이 필요 없었다. 멋, 성능, 빠릿빠릿함 그 모든 것을 충족한다. 다만 그 크기때문에 Diamondback 3G를 선택한 적도 있었는데, 수치상 크기가 똑같아 DeathAdder로 왔다.
LCD를 고르는데도 머리 아팠다. 이 때의 고민은 너무 많아 생략하도록 한다.
뭐, 김칫국을 먼저 마시는 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 문차일드라는 사람은 팔랑귀인데다가 디자인이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견적이 계속 바뀌는 실정이다. 그렇게 고민해서 선택한 이 110만원(마우스, 키보드 빼고)의 컴퓨터가 먹힐지.. 그래도, 이거. 쓰고 싶다. 나만의 컴퓨터를 되찾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군대 문제로 1년도 채 제대로 못 쓰게 될 듯 하지만, 그 동안은 어디 하나 부족함 없이 행복하게 컴퓨터를 하고 싶다.